홍대는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에요. 불빛, 음악, 사람들. 낮보다 밤이 더 빛나는 거리. 그 속에 서 있으면 괜히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아 조급해질 때가 있어요.

그날은 그 활기조차 버거웠어요.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았고 화려함 속에 나를 감추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용히, 감정을 정리할 공간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도착한 곳이 홍대호빠였어요. ‘호빠’라는 단어에 잠시 멈칫했지만 요즘은 차분한 분위기의 라운지처럼 운영되는 곳도 많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열고 들어가 봤어요.

내부는 밖의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어요. 조용했고, 음악은 낮고 부드럽게 깔려 있었고 조명이 따뜻했어요. 도심 속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혼자 왔다고 하자 스태프는 말없이 가장 구석의 조용한 자리로 안내해줬어요. 과한 친절 없이 조용히 메뉴판만 건네는 모습에 괜히 안심이 되었어요.

무알콜 칵테일을 하나 주문했어요. 청포도와 라임이 어우러진 산뜻한 맛.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어깨의 긴장이 살짝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호스트 분도 제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자 그저 자리를 지켜주며 말 없이 함께해 주셨어요. 그 조용한 배려가 오늘은 말보다 더 큰 위로였어요.

홍대호빠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공간이에요.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 감정이 정리되는 공간이었어요.

좌석 간 간격도 충분했고 구조적으로도 혼자 있는 시간을 배려한 설계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마음 편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중간쯤 호스트 분이 조용히 말했어요. “여긴 그냥 쉬고 가셔도 돼요.” 그 한마디가 오늘의 감정을 조용히 감싸 안아줬어요.

밖으로 나왔을 때 홍대는 여전히 시끄럽고 활기찼지만 그 안을 걷는 내 마음은 조금은 가라앉아 있었어요.

홍대에서 조용한 숨이 필요할 때,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곳을 추천해요. 홍대호빠는 화려한 거리 속에서 조용히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고마운 공간이었어요.